‘쾅’ 닫힌 문에…4살 아이 손가락 절단된 유치원 정체, “수원 여기네” 삭제된 CCTV에 모두 분노

경기도 수원 소재 한 유치원에서 만 4세 남아의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폐쇄회로(CC)TV 영상 일부가 삭제된 것으로 드러나 시선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아이 달려오자...‘쾅’
2023년 11월 14일 MBC는 "경기도 수원의 한 사립유치원에서 박모(4)군의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라며 CCTV 일부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박 군은 지난 2023년 10월 12일 오전 11시 30분께 유치원 교실 문에 손가락이 끼이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공개된 CCTV 영상에는 빨간색 상의를 입은 아이가 복도 끝에서 달려오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아이가 달려오자 교실 안으로 들어간 담임교사는 곧바로 문고리를 두 손으로 잡고 한쪽 다리를 굽힌 채 문을 닫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달려오던 아이의 새끼 손가락이 문 틈에 끼인 것, 손가락이 절단된 아이는 피를 흘리고 울면서 원장실로 뛰어갔습니다.
CCTV 영상을 확인한 피해 학부모는 "그런데도 교사는 교실 밖으로 나와 아무런 응급 조치를 하지 않은 채 이 모습을 지켜보기만 하고 따라가지 않았다"라고 주장했습니다.
100% 회복 어려울 수도

박 군의 부모는 "이 사고 전인 지난 2023년 4월 18일에도 아이가 글루건으로 인해 화상을 입었으며 이마와 손등에 상처를 입는 사고도 있었다"라고 밝혔습니다.
부모는 또 "구급차를 불러서 응급 치료를 받고 병원으로 이송해야 하는데 원장 개인 차로 정형외과에 갔다가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응급실에 환자가 많아 접합 전문 병원을 수소문해 수술했다. 초기에 응급처치도 안 됐고, 여러 병원을 옮겨 다니느라 사고 후 8시간이나 지난 다음에야 수술을 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사고 8시간 만에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박 군은 손가락 대부분이 잘려나갔다는 '아절단' 진단을 받았습니다.
손에 철심까지 박고 통원 치료를 받고 있지만, 담당 의사는 "100% 회복되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내다봤습니다.
박 군은 사고 이후 잦은 놀람 증상과 악몽을 비롯,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을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은폐 의혹까지, “대체 어딘데?”

박 군의 부모는 "왜 그렇게까지 문을 두 손으로 밀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며 답답함을 털어놨습니다.
사고가 난 정확한 사실 확인을 위해 수술 전부터 원장에게 CCTV 백업 요청을 3차례 요청했다는 이들 부모는 "원장은 '꼭 확인해야 하는 사항이니 백업하겠다'고 약속해 놓고 CCTV 영상이 삭제됐다고 말한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원장이 핸드폰으로 촬영한 사고 장면만 볼 수 있는 상황인데 그 영상은 11시 30분 51초에서 11시 35분 09초 사이 5분간이 삭제된 영상"이라며 은폐 의혹을 제기한 부모는 "사고 원인이 드러나지 않게 하려고 의도적으로 삭제했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박 군의 담임교사는 "박 군을 따라 아이들이 교실 밖으로 나갈까 봐 문을 닫은 것뿐"이라며 "문을 닫을 당시엔 박 군을 보지 못했다"라는 해명을 내놨습니다.
사고 유치원의 원장은 "CCTV 영상을 직접 지우지 않았다"라며 은폐 의혹에 대한 반박에 나섰습니다.
CCTV가 삭제된 이유를 잘 모르겠다는 원장은 "혹시 몰라서 휴대폰으로 촬영을 했고 5분 정도의 시간이 삭제된 이유도 모르겠다"라고 토로했습니다.

유치원의 원장은 "저장 용량 부족으로 영상들이 자연 삭제된 것 같다"라면서 "죄송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유치원 원장과 교사를 아동학대와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입건한 경찰은 조만간 이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삭제된 유치원 CCTV 영상 복구에도 나서겠다는 방침입니다.
한편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뒤 수원시 대표 온라인 맘카페 '수원맘 모여라'에서는 "방금 뉴스 나온 손가락 절단 유치원 어디냐?", "서둔동에 잔디밭 있는 곳이라더라", "널리 알려서 문 닫게 해야 될 듯", "도대체 어떻게 하면 유치원에서 손이 절단되지", "마당 있고 한옥처럼 된 유치원", "영상보니 빼박", "이래서 아무나 선생님 하면 안 된다", "수원 서둔동 하나린 유치원이네요", "아기의 빠른 쾌유를 바랍니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