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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 나오면 거른다"...채용 실무자가 밝힌 '페미' 불이익에 '여성 혐오' 주목(+남혐)

by 그대 머문 자리 2023. 12. 1.

"여대 나오면 거른다"...채용 실무자가 밝힌 '페미' 불이익에 '여성 혐오' 주목(+남혐)

블라인드 / 넥슨

한 금융그룹 관계자가 채용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을 공개하면서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이에 최근 벌어진 국내 게임 업계의 남성 혐오 논란 또한 주목을 받으며 성별 갈등이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페미때문에 손해보는 건 여자들" 논란의 시작

블라인드

2023년 11월 27일, 국내 굴지의 부동산 신탁 회사에 근무하는 A씨는 ‘페미(페미니스트) 때문에 여자들 더 손해 보는 거 같은데’라는 제목의 글을 블라인드에 올렸습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는 회사 이메일로 인증 절차를 거쳐 가입해야 합니다.

A씨는 "일단 우리 부서만 해도 이력서 올라오면 여대는 다 걸러버린다"며 "내가 실무자라 서류평가 하는데 여자라고 무조건 떨어뜨리는 건 아니지만 여대 나왔으면 그냥 자소서 안 읽고 ‘불합’(불합격)처리한다"고 적었습니다. 이어 A씨는 "이번에 넥슨 사태 보니 게임 회사도 이제 여자 거르는 팀들이 생겨날 것 같다"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다른 대기업 계열사 직원 B씨도 해당 글에 "안타깝지만 우리 회사도 그렇고 아는 애들 회사도 여대면 거르는 팀이 많다"고 전했습니다.

 
블라인드

한 자동차그룹 물류 업무를 전담하는 계열사 직원 B씨도 이 글에 "안타깝지만 우리 회사도 그렇고 아는 애들 회사도 여대면 거르는 팀 많다"고 댓글을 달았습니다.

또 A씨는 "난리 치면 칠수록 기업에선 여자들 극성맞다고 더 안 뽑아줄 텐데 뭐 그 정도 생각이 있었다면 이미 이렇게 행동 안 했겠지만"이라며 "글 삭제 안 할 거니까 신고하고 결과를 알려달라"고 당당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또 누리꾼들은 A씨가 다른 글에 "여자는 예로부터 이렇게 찍어 눌러야지"라는 댓글을 달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명백한 불법 행위" 여성혐오 법적인 문제는?

급구 

이후 A씨의 글은 삭제됐으나 갈무리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지면서 '여성혐오'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에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대기업에서 채용 과정에 여성 차별 행위를 공공연하게 저지른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또 일부 누리꾼들은 명백한 불법 행위라며 고용노동부에 '고용상 성차별 신고'로 A씨를 신고했습니다. 동시에 신고 링크와 방법 등을 공유했습니다.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르면 사업주는 근로자를 모집하거나 채용할 때 남녀를 차별해선 안 되며 이를 위반할 경우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성별 갈등, 남자도 마찬가지 '게임 속 남혐 논란'

넥슨

한편, 최근 게임 업계에서 불거진 남혐 논란도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2023년 11월 23일 넥슨은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뿌리’가 만든 ‘메이플스토리’ 엔젤릭버스터 홍보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엔젤릭버스터는 넥슨 대표 IP 메이플스토리 내 인기 캐릭터 중 하나입니다.

문제는 이른바 여초 커뮤니티 ‘메갈리아’에서 쓰이는 집게손 모양이 영상 속 찰나의 순간에 등장하면서 시작됐습니다. ‘펨코’ 등 남초 커뮤니티에서는 제작자가 의도적으로 집게손 모양을 넣었다고 항의했습니다.

 

해당 집게손 모양은 남초 커뮤니티 사이에서 한국 남성의 성기 크기를 조롱하는 의미로 통합니다.

GS25

지난 2021년에는 편의점업체 GS25 홍보물에서 집게손 모양을 발견한 일부 이용자들이 항의하자 GS리테일이 사과한 바 있습니다. 같은 시기 서울경찰청 역시 도로교통법 개정 안내 포스터를 배포했다 남성혐오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일각에서는 이 애니메이션을 만든 외주업체 직원이 과거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여성 인권 옹호 글을 올렸다는 것을 근거로 "회사와 회사 간 거래가 이뤄진 작업물에 개인의 사상을 숨겨 주입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넥슨

이에 넥슨은 11월 26일 밤 늦게 영상을 신속히 비공개 처리하고 "해당 홍보물은 더 이상 노출되지 않도록 조치하고 최대한 빠르게 논란이 된 부분들을 상세히 조사해 필요한 조치를 진행하겠다"며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같은 제작사에 외주를 맡긴 ‘던전앤파이터’도 이원만 총괄 디렉터 명의로 "문제가 된 범위가 넓을 수 있기 때문에 빠짐없이 검토하고 조치사항에 대해선 다시 공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역시 옥성태 디렉터 명의로 "부적절하고 바람직 하지 않은 표현에 대해서 저희 던파모바일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습니다.

 

‘블루 아카이브’는 김용하 총괄PD 명의 게시글에서 "영상 홍보물 중 일부 부적절한 표현이 포함된 점을 확인했다"면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확인되는 영상들에 대해서는 진위 확인과 빠른 조치를 위한 비공개 처리가 완료됐다"고 전했습니다.

스마일게이트의 ‘에픽세븐’을 만든 김윤하 PD도 "PV 영상의 일부 부적절한 표현에 대해 조사 중"이라면서 "관련 리소스 조사 및 비공개 조치를 진행 중이며,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다시 안내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고는 장기적으로 손해"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

스튜디오 뿌리

논란이 거세지자 해당 영상 제작사도 결국 사과했습니다. 스튜디오 뿌리는 11월 26일 오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 믿고 일을 맡겨주신 업체들, 이 사태를 지켜보는 많은 분께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해당 직원이 원화 작업을 중단했음을 전했습니다.

다만 남성혐오적 의미가 담긴 손동작이 영상에 몰래 삽입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의도하고 넣은 동작은 절대 아니다"면서 "해당 스태프는 키 프레임을 작업하는 원화 애니메이터로서 모든 작업에 참여하나 동작 하나하나를 컨트롤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저희로 인해 게임사에서 최선을 다해 만든 콘텐츠가 오해받는 것이 정말 마음이 아프다"고 덧붙였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반면 전문가들은 일부 남성 이용자들의 악성 민원에도 불구하고 게임업계가 사과로 동조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습니다.

김민성 한국게임소비자협회 협회장은 "말도 안되는 악성 민원을 받아들이면서 남성 이용자들을 무서워하고 챙긴다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GS25 사건 때도 그랬지만, 이런 선례가 반복되면 멈출 수 없을 것"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사과는 미봉책에 불과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에 손해일 것이다. 블랙 컨슈머를 메인스트림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일갈했습니다. 그는 "게임사의 서비스에 불안감을 느껴 이탈하는 여성 이용자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